assist - 경영전문대학원


이전 페이지

aSSIST 소식

다음 페이지

새소식

home aSSIST소개학교소식새소식
  • 대학정보공시
  • blog
  • facebook
  • youtube
  • iinkedin
  • print
제목

[윤리글] ‘갑질’과 사이코패스_박정열 교수

2018.12.05

회사 대표, 고위 임원, 정치인, 교수 등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과 부를 이용하여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이른바 '갑질' 행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웹하드를 운영하는 IT 기업의 대표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폭행과 폭언, 엽기적인 가학행동이 사회적인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갑질에 대한 사회적인 주목에 따라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와 같은 정신 질환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고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이해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의 정신의학계는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이라는 진단체계를 따르고 있다. DSM은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쳐 지금은 DSM-5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DSM-5에서는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별도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로 명명되고 있다.

비록 DSM-5에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를 공식적인 진단명으로 구분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 두 정신병질(精神病質)에 대하여 오랜 동안 여러 학자들에 의해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어 오고 있다.

클렉클리는 『정상인의 가면(The Mask of Sanity), 1976년』이라는 저서에서 사이코패스는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매우 이기적이며 타인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며, 무책임하고, 냉담하며,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규정하였다. 클렉클리의 연구를 바탕으로 1991년 로버트 헤어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측정하는 20개의 체크리스트(Psychopathy Checklist-Revised, PCL-R)를 개발하였다.

PCL-R의 진단 문항


[PCL-R의 진단 문항 (박지선, 2012)]
1 입심 좋음 혹은 피상적 매력(glibness/superficial charm)
2 과도한 자존감(grandiose sense of self-worth)
3 자극 추구/쉽게 지루해 함(need for stimulation/proneness to boredom)
4 병적인 거짓말(pathological lying)
5 남을 잘 속임 혹은 조작적인 경향(conning/manipulative)
6 후회나 죄책감 결여(lack of remorse or guilt)
7 얕은 감정(shallow affect)
8 냉담함 혹은 공감 능력의 결여(callous/lack of empathy)
9 기생적인 생활양식(parasitic lifestyle)
10 낮은 행동 통제력(poor behavioral controls)
11 문란한 성생활(promiscuous sexual behavior)
12 아동기 문제 행동(early behavioral problems)
13 현실적, 장기적인 목표 부재(lack of realistic, long-term goals)
14 충동성(impulsivity)
15 무책임성(irresponsibility)
16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함(failure to accept responsibility for own actions)
17 여러 번 단기 혼인 관계(many short-term marital relationships)
18 청소년기 비행(juvenile delinquency)
19 조건부 가석방의 취소(revocation of conditional release)
20 다양한 범죄력(criminal versatility)

로버트 헤어가 개발한 PCL-R은 현재 사이코패스를 진단하는데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척도 중 하나이다. 각 문항은 0점에서 2점 사이로 측정되며 총점은 40점이다. 40점에 가까울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경우 34점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대략 15~16점을 나타낸다고 한다(그러나 이 척도는 2명 이상의 임상전문가가 평균을 낸 점수로 평가하는 것이므로, 일반인들이 자신이나 동료를 평가해서 사이코패스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이코패스는 유영철과 같은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보드와 프리츠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 최고경영자들의 성격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임원으로 승진할 대상자들 가운데 3.5%가 사이코패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본드대 연구팀은 미국의 최고경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1%가 임상적으로 강한 사이코패스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헤어는 뛰어난 지능과 언변으로 주위 사람들을 조종하여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기에 빠뜨리는 이러한 '화이트컬러 사이코패스'를 '양복을 입은 뱀(Snakes In Suits)'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케빈 더튼의 연구에서도 최고경영자 집단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무자비함, 매력, 집중력, 강인한 정신, 배짱, 현실감각, 실행력과 같은 7가지의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이코패스 비율이 높은 10대 직업군으로 CEO, 변호사, 외과의사, 언론인, 경찰관, 방송인, 판매원, 성직자, 요리사, 공무원을 언급했다.

트럭 행상에서 시작해 연매출 400억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하여 성공신화를 쓴 ‘총각네 야채가게’의 대표 역시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갑질 사건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사과문의 한 대목이 필자의 눈에 띄었는데, 이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른 기업의 갑질 논란이 결국 남 얘기인 줄 알았던 제 오만함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박정열 교수
cypark@ass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