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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글] ‘갑질’과 사이코패스_박정열 교수

2018.12.28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 버렸다. 마침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연구로 유명한 프린스턴 대학교의 달리와 밧슨(J. Darley & D. Batson)은 1978년 신학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The Good Samaritan Experiment)’으로 불리는 도움행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학생들 중 절반에게는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주제로 설교를 준비하라는 과업을 주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직업과 같은 임의의 주제를 주고 설교를 준비하도록 요청하였다.

학생들은 모두 같은 방에서 설교를 준비를 하였는데, 한 명씩 자신이 준비한 설교문을 가지고 발표가 있는 다른 건물로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발표를 위해 다른 건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3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에게는 설교를 하는 건물까지 이동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다른 집단에게는 이미 늦었으니 서둘러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마지막 집단에게는 (두 집단의 중간 정도로) 적당한 시간적 여유가 있음을 알려 주었다.

학생들은 다른 건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실험의 목적은 신학대학 학생들이 과연 쓰러져 있는 사람을 도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쳐 갈 것인지, 그리고 각기 다른 조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설교를 준비한 학생들이 더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의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것이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설교를 준비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에 도움행동에 차이가 없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에 영향을 미친 변수는 시간의 촉박함이었다.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알려 준 집단에서는 63%의 학생이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 주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긴 집단에서는 단지 10%의 학생만이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 주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설교를 하러 가는 도중에도 본인이 바쁠 때는 정작 눈앞에 쓰러진 사람을 외면하였던 것이다.

달리와 밧슨의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은 우리가 타인을 돕는 이타적인 행동에 있어 상황의 힘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도덕성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개인의 성품, 가치관, 윤리의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가 머리 속으로 혹은 가슴 속으로 가지고 있는 도덕성과 윤리의식은 현실의 실제 행동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실제 행동보다는 머리 속에 있는 도덕성에 더 가치를 부여한다. 내가 머리 속으로 가지고 있는 도덕성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박정열 교수
cypark@ass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