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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글] Little Albert Experiment_박정열 교수

2018.12.28

아직까지 인간의 인권과 연구윤리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지 않았던 20세기 초, 중반 심리학 분야에서 행해졌던 대표적인 비윤리적인 연구 중 하나로 ‘어린 앨버트 실험(Little Albert Experiment)’이 있다.

“나에게 건강한 아이 열두 명을 달라. 내가 정한 세상에서 키우고 가르치면 이들을 내가 정한 사람(의사, 변호사, 예술인, 상인, 거지, 도둑)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그 아이의 부모가 가진 재주, 경향, 습성, 능력, 직업과 인종과는 상관없다.”

위의 말은 행동주의(behaviorism) 심리학의 대표적인 학자인 왓슨(John B. Watson)이 한 말이다. 1920년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교수로 있던 왓슨은 하나의 의문을 가졌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포는 학습되는 것인가, 아니면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가?"

그는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의 ‘고전적 조건화 실험’의 ‘조건반사’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조건반사를 통해 인간의 공포가 학습된 것인지, 선천적인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9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작은 앨버트B'라는 명칭의 실험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왓슨은 아이의 부모에게 실험의 목적과 절차에 대해서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왓슨은 앨버트에게 흰 쥐, 강아지, 토끼, 원숭이를 보여 주었다. 이들 동물을 처음 접한 앨버트는 전혀 공포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 앨버트가 흰 쥐를 만지려는 순간 망치로 쇠막대기를 두드리며 커다란 굉음을 냈다. 앨버트는 커다란 굉음 소리에 놀라 울음을 떠뜨린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실험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자 마침내 앨버트는 굉음 소리가 없어도 흰 쥐를 보기만 해도 놀라서 울음을 떠뜨린다. 나중에 앨버트는 흰색 털이 있는 다른 동물에 대해서도 공포 반응을 보이게 된다. 심시어 산타클로스(의 수염)에 대해서도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후 왓슨은 조건반사를 통해 앨버트의 공포를 제거하기 위한 실험을 계획하였다. 그러나 아이의 상태에 대해 분개한 앨버트의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다른 지방으로 떠나 버리게 되었고, 왓슨의 실험은 종료된다.

왓슨의 실험이 있은 지 90년의 시간이 흐른 2010년, BBC에서 앨버트의 행적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였다. 조사 결과 '작은 앨버트B'로 명명된 실험에 참여한 아이는 실제 이름은 더글러스 메리트(Douglas Merritte)였으며, 그의 어머니는 존스 홉킨스 대학교 근처 탁아소에서 보모로 근무하던 여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BBC 추적팀은 1920년 미국의 인구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앨버트의 조카를 찾는데 성공한다. 친척의 증언에 따르면, 이 실험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으나, 안타깝게도 앨버트는 실험이 있은 지 5년 후 뇌수종으로 불과 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으며, 앨버트는 죽기 전까지 작은 동물들을 싫어했다고 한다.

‘어린 앨버트 실험(Little Albert Experiment)’은 한 과학자의 호기심이 결국 어린 아이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비윤리적인 실험으로 기록되고 있다. ‘어린 앨버트 실험(1920년)’ 이후에도 심리학 분야에서는 복종 실험으로 불리는 밀그램(Stanley Milgram)의 ‘밀그램 실험(Milgram experiment, 1961년)’, 짐바르도(Philip George Zimbardo)의 ‘스탠포드 감옥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 1971년)’ 등 20세기 중반까지도 비윤리적인 실험이 과학적인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아래 진행되었다. 그러나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The end does not justify the means). 20세기 후반부터 연구의 성과보다는 연구 과정에서의 윤리가 더 중요시되면서 엄격한 심의를 거쳐야만 심리학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만하다. 이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 대해서는 윤리적, 과학적 측면을 심의하여 연구계획을 승인하는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박정열 교수
cypark@ass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