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윤리글] 자유의지(free will)는 없다! 리벳의 자유의지 실험_박정열 교수
2023.01.09일반적으로 범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해당성, 위법성, 책임성의 3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범죄는 형법에서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행위여야 한다(해당성). 둘째, 범죄는 위법성이 있어야 한다. 위법성이 없는 행위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형집행인의 공무상 행동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셋째, 위법한 행동이라 하더라도 책임성이 없으면 범죄가 되지 않는다. 예컨대 정신이상자나 14세 미만의 형사책임이 없는 청소년의 행동은 범죄로 성립되지 않는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범죄 성립의 세번째 요소인 책임성은 자유의지(free will)와 관련된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행동과 의사 결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과연 인간에게 자유의지 있는가?
우리는 이제까지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 것으로 믿어 왔고, 사회적으로도 그렇게 합의해 왔다. 누군가 저지른 악행(惡行)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그 행동이 본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행해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경생리학자, 심리학자 중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기존의 견해에 반하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1983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벤자민 리벳(Benjamin Libet)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피험자에게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선택하도록 했는데, 놀랍게도 그들이 어떤 버튼을 누를지 결정하기 이미 수백 밀리초(1초는 1,000밀리초) 전에, 이미 뇌에서는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 리벳은 인간의 결정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자유의지가 별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리벳의 이러한 실험 결과는 당시 큰 반향과 논란을 불러 있으켰다.
이러한 논란의 와중에 하인즈(John Dylan Haynes)교수가 이끄는 막스플랑크 연구소팀은 2008년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4월호에 ‘인간 뇌의 자유결정에 대한 무의식적 결정 요인(Unconscious determinants of free decisions in the human brain)’이라는 제목으로 리벳의 실험을 발전시킨 연구를 발표하였다.
하인즈 교수 연구팀은 14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오른손과 왼손 중 어느 한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하도록 하였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정해진 시간을 주지 않고 자신들이 원할 때면 언제든 버튼을 누르도록 하였다. 다만, 자신이 오른쪽 혹은 왼쪽 중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했을 때가 언제인지를 실험자에게 알려 주도록 요청하였다. 연구팀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피험자들의 뇌를 촬영하였는데, 피험자들이 버튼을 누르는 결정을 하기 수초 전(최대 10초)에 이마 아래에 있는 피질부위에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 피질부위의 반응을 통해 피험자들이 오른쪽 버튼을 누를지 혹은 왼쪽 버튼을 누를지를 60%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인즈 교수는 “예측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는 인간이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을 한다는 믿음은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우리는 흔히 자기 스스로가 독립적으로 어떤 결정을 한 것으로 여기지만, 그러한 '느낌'은 우리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뇌에서 이미 결정이 내려진 뒤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리벳의 실험 이후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1,000여 편에 달하는 후속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발생하는 뇌의 활동이 ‘정말 실제적인 결정에 관여하는지’ 아니면 ‘단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준비 활동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대해 2019년 17개 대학의 뇌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철학자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융합연구가 시작되었다. 이 융합연구를 위해 700만 달러가 지원되었으며 연구책임자는 채프먼 대학의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우리 마오즈(Uri Maoz) 교수가 선정되었다. 이 연구는 두 가지의 주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유의지를 갖게 하는 근원을 밝히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 근원이 무엇인지와는 상관없이 과연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범죄 성립의 세번째 요소인 책임성은 자유의지(free will)와 관련된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행동과 의사 결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과연 인간에게 자유의지 있는가?
우리는 이제까지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 것으로 믿어 왔고, 사회적으로도 그렇게 합의해 왔다. 누군가 저지른 악행(惡行)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그 행동이 본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행해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경생리학자, 심리학자 중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기존의 견해에 반하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1983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벤자민 리벳(Benjamin Libet)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피험자에게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선택하도록 했는데, 놀랍게도 그들이 어떤 버튼을 누를지 결정하기 이미 수백 밀리초(1초는 1,000밀리초) 전에, 이미 뇌에서는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 리벳은 인간의 결정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자유의지가 별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리벳의 이러한 실험 결과는 당시 큰 반향과 논란을 불러 있으켰다.
이러한 논란의 와중에 하인즈(John Dylan Haynes)교수가 이끄는 막스플랑크 연구소팀은 2008년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4월호에 ‘인간 뇌의 자유결정에 대한 무의식적 결정 요인(Unconscious determinants of free decisions in the human brain)’이라는 제목으로 리벳의 실험을 발전시킨 연구를 발표하였다.
하인즈 교수 연구팀은 14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오른손과 왼손 중 어느 한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하도록 하였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정해진 시간을 주지 않고 자신들이 원할 때면 언제든 버튼을 누르도록 하였다. 다만, 자신이 오른쪽 혹은 왼쪽 중 어떤 버튼을 누를지를 결정했을 때가 언제인지를 실험자에게 알려 주도록 요청하였다. 연구팀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피험자들의 뇌를 촬영하였는데, 피험자들이 버튼을 누르는 결정을 하기 수초 전(최대 10초)에 이마 아래에 있는 피질부위에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 피질부위의 반응을 통해 피험자들이 오른쪽 버튼을 누를지 혹은 왼쪽 버튼을 누를지를 60%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인즈 교수는 “예측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는 인간이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을 한다는 믿음은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우리는 흔히 자기 스스로가 독립적으로 어떤 결정을 한 것으로 여기지만, 그러한 '느낌'은 우리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뇌에서 이미 결정이 내려진 뒤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리벳의 실험 이후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1,000여 편에 달하는 후속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발생하는 뇌의 활동이 ‘정말 실제적인 결정에 관여하는지’ 아니면 ‘단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준비 활동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대해 2019년 17개 대학의 뇌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철학자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융합연구가 시작되었다. 이 융합연구를 위해 700만 달러가 지원되었으며 연구책임자는 채프먼 대학의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우리 마오즈(Uri Maoz) 교수가 선정되었다. 이 연구는 두 가지의 주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유의지를 갖게 하는 근원을 밝히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 근원이 무엇인지와는 상관없이 과연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박정열 교수
cypark@assist.ac.kr
윤리글 및 MBA/MS in AI 문의 : cwlee@assist.ac.kr, 02-360-0736
cypark@assist.ac.kr
윤리글 및 MBA/MS in AI 문의 : cwlee@assist.ac.kr, 02-360-0736